북한이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을 즈음해 장성택 추종자로 분류된 200명의 간부들을 공개처형하고 1000명을 수용소에 보낼 준비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북한 보위부 소식통에 따르면 국가보위부는 작년 12월 장성택 처형 후 적극적으로 그를 추종한 주동분자와 맹종맹동 분자를 선별하는 조사를 통해 주동분자 200명과 맹종맹동분자 1000명을 골라냈다. 소식통은 “국가보위부가 최고재판소와 최고검찰소의 위임을 받아 보위부 검찰국에서 처형 대상자들에 대한 비공개 재판까지 끝낸 상태”라며 “보위부 검찰국장과 부국장이 재판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처형 전 비밀재판을 한 이유는 적법한 절차를 밟았다는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에서다.
- 처형된 장성택의 핵심 측근들.
고위층만 모아놓고 처형장면을 보여주는 것은 ‘무조건 충성하지 않으면 이렇게 된다’는 충격효과를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장성택을 맹종맹동한 죄로 수용소에 가게 될 1000명은 처형자 가족과 주로 해외에 진출한 외화벌이 회사 관계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처형시기를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 전후로 잡은 것은 집권 3년차에 접어든 김정은이 자신의 유일권력구도 완성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2013년 12월13일 장성택 당 행정부장이‘국가전복 음모의 극악한 범죄’로 12일 처형됐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장 행정부장이 법정에서 국가안전보위부원들에게 끌려가는 장면./노동신문
김정은은 혁명적 신념이 없고 떨떨한 자들, 동요분자들이 다 정신을 차리도록 다시 한번 혁명의 총소리를 울려 모든 간부들이 유일영도 확립에 사소한 오차나 편차도 없게 하라고 했다고 한다. 또 이들이(처형 대상자들) 단순한 종파 가담자들이 아니라 적들의 위협에 겁을 먹고 혁명을 배반한 배신자들이고 심지어 적들과 결탁해 공화국을 전복할 야망을 지난 반혁명세력이라며 단호하게 처형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2011년 12월 28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결식이 평양에서 열린 가운데 김정은 노동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의장대 앞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그의 뒤쪽에 고모부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서 있다./교도통신
다른 대북소식통은 “장성택 관련자들이 버젓이 간부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대해 젊은 간부들 가운데 불만이 많다”며 이들을 출세시켜 김정은의 친위대로 만들려면 구닥다리 늙은이들을 내몰아야 하는데 장성택 일당으로 몰아 죽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북한 고위층은 충성심만 있을 경우 정년퇴직 없이 죽을 때까지 자리를 지키기 때문에 인사적체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김정은 세대는 교육을 제대로 못 받아 정서가 메마른 야만적인 세대로 불린다“며 ”김정은이 이들의 충성심을 이끌어내 총폭탄으로 써 먹으려면 많은 혜택을 주어야 한다“고 했다. 김정은이 대량학살에 가까운 잔인한 처형방법을 선호하는데는 삐뚤어진 영웅심리와 어릴 때부터 내재된 위험하고 폭력적인 성향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 김명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