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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김정은의 ‘한반도 적대적 두 국가론’과 재일 조선인 사회의 혼란

 














이기태

통일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



북한의 남북관계 재규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24년 1월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대한민국을 ‘제1의 적대국’으로 규정하는 헌법 개정을 지시하였다. 즉 남북관계를 지금까지의 ‘동족관계’가 아닌 ‘적대적 국가 관계’로 규정한 것이다. 북한은 김정은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시기부터 오랫동안 남북통일 완수라는 대남정책을 전개하였다. 하지만 최근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남한 문화가 유행하면서 북한 사회 내부로부터 붕괴 될 수 있는 우려 때문에 대남정책을 전환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북한과 제1의 적대국인 한국은 ‘두 국가’로 구분하면서 북한은 한국과의 통일을 연상시키는 용어나 상징물 사용까지 제한하기 시작하였다. 결국 김정은은 할아버지 김일성, 아버지 김정일이라는 2대에 걸쳐 북한 최고지도자가 내세웠던 남북통일에 기반한 대남정책을 부정하면서 새로운 대남정책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것은 또한 북한 내에서 한국에 대한 동경이 확산되고 있는 것을 막지 못 했다는 초조함이 발현된 것이며, 북한 주도의 남북 통일에 대한 자신감 상실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조총련과 조선학교의 방침 전환


이러한 북한의 대남정책 전환은 일본 내의 재일본조선인총련연합(조총련) 사회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조총련은 지금까지 자신들이 운영하는 조선학교에 북한이 추구하는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향한 교육활동을 지도하였다. 하지만 북한의 대남정책 전환 이후 조총련은 조선학교에 ‘자주통일’, ‘한겨레’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지시를 내렸다. 즉 각 학교의 교직원이 수업을 진행하면서 ‘자주·평화통일·민족대단결’과 같은 표현을 ‘일절 사용하지 말 것’을 지시하였다. 또한 조총련이 발행한 ‘대한정책노선 전환 집행에 대해서’라는 지도문서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괴뢰(주: 한국)들을 동족이라고 오인할 수 있는 단어와 표현이 들어간 문구, 표어, 선전포스터, 미술품 모든 것을 바꾼다”, “조선(반도 전체) 지도가 그려져 있는 깃발, 모자, 티셔츠, 마크 등을 일절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특히 축구 시합을 응원하는 사람들로부터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가 2022년 5월 28일 도쿄 기타구 도쿄조선문회회관에서 제25회 전체대회를 진행하고 있다./RFA




그리고 “이미 발행된 조국통일 관련 출판물은 그대로 방치하고 교육과 학습에 일절 사용하지 않고, 향후 다시 출판 및 발행할 때 전면적으로 수정한다”라고 지시하였다. 이러한 조선학교의 방침 전환은 북한이 조총련을 통해서 조선학교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상황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 동안 일본의 보수세력은 조선학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반대해왔는데 조총련을 통한 조선학교 방침의 전환은 더욱 북한과 조총련, 조선학교의 연관성을 부각시키면서 일본 보수세력의 대북 제재 강화 주장에 대한 명분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지금까지 한반도 상황과 상관없이 조국의 통일을 기원해왔던 대다수의 재일 조선인들에게는 많은 혼란과 동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조총련 간부와 조선대학교 학생들의 방북과 대북제재 문제


7월 24일, 조총련 재정위원장이 국장급 이상 간부로는 2019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하였다. 일본 정부는 2006년 북한의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북한에 독자적인 제재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 중에는 조총련의 허종만 의장을 비롯한 일부 국장급 이상 간부들의 북한 왕래를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이번에 방북한 조총련 재정위원장은 북한 왕래 금지 대상에서 제외된 인물이기 때문에 북한 방문이 가능하였다.


그리고 김정은은 조총련 계열 학교인 일본 조선대학교 4학년 약 140명의 북한 방문을 허용하는 특별허가를 내렸다. 이들 학생들은 8월부터 11월까지 순차적으로 북한을 방문해 약 1개월 동안 북한에 체류할 예정이다. 특히 북한은 중국 베이징에서 평양행 고려항공 비행기에 이 학생들이 탑승할 때 수화물을 1인당 50kg까지 무료로 부칠 수 있도록 허용하였다는 정보도 있다.


그 동안 북한은 코로나 발생 이후 외국에 체류하는 사람들의 북한 방문을 금지하였는데 코로나 상황이 풀리면서 외국인 관광객 및 유학생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하였다. 특히 독자적인 대북 제재를 실시하고 있는 일본에 거주하는 조총련 간부와 조선대학교 학생들의 북한 방문은 두 가지 점에서 우려와 관심을 갖게 한다. 즉 북한 당국이 새로운 대남정책 전환에 따른 한반도 통일 부정과 두 국가론 주장을 재일 조선인 사회에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과 조총련의 방북에 따른 간접적인 송금 문제와 같이 대북 제재 위반 가능성에 대한 우려이다.


한국 정부의 대응방안


북한 정부가 한민족의 동질성을 부정하고 2국가론을 제기한 것은 반민족적인 행태이다. 북한의 한반도 통일 부정과 두 국가론 주장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재일 조선인 사회에도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특히 재일 조선인들은 한반도가 분단된 상황에서도 민족성을 공유하면서 통일을 원했기 때문에 더욱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재일 조선인 사회에 지속적으로 한반도 통일과 민족공동체를 강조하는 통일정책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북한이 주장하는 두 국가론은 민족 분열을 조장하는 반민족 행위임을 강조하고, 평화로운 한반도 통일이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행복의 가치를 제공하고, 더 나아가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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