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위성 발사 23일 만에 ICBM 발사, 7차 핵실험 예고편인가?
북한이 18일 오전 장거리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감행했다. 지난 17일 밤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지 10시간 만이다. 북한이 이틀 연속 미사일 도발에 나서면서 대북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 핵협의그룹(NCG) 개최를 겨냥해 도발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북한이 통상 ICBM 발사 이후 핵실험을 했던 전례로 미뤄볼 때 이번 ICBM 발사가 7차 핵실험의 예고편이란 전망도 나온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오늘 오전 8시 24분 경 북한이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장거리탄도미사일 추정 1발을 발사한 것을 포착했다. 북한이 장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지난 7월 12일 이후 5개월여 만이다. 또 정찰위성을 탑재한 장거리로켓을 발사한지 23일 만이다.

북한은 지난 7월 12일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이라고 밝혔다. (사진: 노동신문)
대통령실은 18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응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우리 군은 “불법 핵 개발을 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강력 규탄했다. 올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이날까지 총 18번째다.
앞서 한미 당국은 북한이 이르면 이달 중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고체 연료 기반의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할 것으로 보고 대비태세를 강화한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17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했고, 다음날인 18일 ICBM 추정 장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다.
17일 북한이 SRBM을 쏜 것은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한 미국 핵 추진 잠수함 ‘미주리함’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오늘 오후 10시 38분경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1발을 포착했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약 570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전했다. 북한 단거리 미사일의 발사 방향을 부산으로 돌리면 부산 기지가 사거리에 들어간다. 평양에서 부산 기지 거리는 약 550km이다.
정부는 이번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와 관련해 한미 NCG(핵협의그룹) 차원의 대응을 시사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차장은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기자들과 만나 “탄도미사일에 핵을 실을 수 있는 잠재성을 지닌 것이어서 분명 NCG가 신경 써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제2차 한미 NCG 회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내년 8월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때 핵 작전 연습을 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한 반발 성격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북한 국방성은 SRBM 탄도미사일 도발 직후인 17일 오후 11시 8분경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대변인 담화를 내고 NCG 회의 결과를 “노골적인 핵 대결 선언”이라며 맹비난했다.
특히 이번 연이은 SRBM, ICBM 발사가 23일 전 이뤄진 정찰위성 발사와 관련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북한이 정찰위성을 발사한 이유는 한미연합군에 대한 동향 파악 및 감시정찰 능력을 강화하려는데 있다. 또 핵미사일 공격의 눈으로 불리는 정찰위성을 통해 한미일의 주요 군사 시설물들에 대한 타격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2021년 제8차 당 대회에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의 주요 과제로서 1만 5000㎞ ICBM의 정확도 향상을 과업으로 제기하였다. 이는 ICBM의 원형공산오차(CEP)에 의혹을 제기하는 시각 때문에 실제 미 본토 도달이 가능하도록 ICBM의 정확한 타격 능력을 향상·과시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자체 정찰위성을 통해 확보한 군사정보에 기초해 SRBM과 ICBM의 타격 목표를 설정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이어 ICBM을 발사한 것이 7차 핵실험 강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과거 북한은 장거리 로켓과 위성 발사 후 핵실험을 강행하는 패턴을 보여왔는데 이번 ICBM 발사는 핵실험 사전 준비단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1997년 8월 ‘광명성 1호’ 위성을 탑재한 대포동 1호를 발사한 북한은 후속 버전으로, 2006년 7월 대포동 2호를 시험발사했다. 이후 약 4개월 만인 2006년 10월 제1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또 2009년 4월 ‘광명성 2호’를 탑재한 은하 2호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뒤 한 달 만에 2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북한은 2012년 12월 ‘광명성 3-2호’를 탑재한 ‘은하 3호’기 발사 후 2개월 만인 2013년 2월 제3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4차 핵실험 때는 순서가 바뀌었다. 북한은 2016년 1월 4차 실험용 수소탄 시험 이후 1개월 만인 2월 ‘광명성 4호’를 탑재한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했다. 이어 2016년 9월 제5차 핵실험 직전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 1호(KN-11)를 시험 발사했다. 2017년 7월 최초로 ICBM ‘화성-14형’을 발사하고 그해 9월 제6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이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핵실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때문에 북한이 이번에도 ICBM 발사 후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이미 공개한 전술핵 ‘화산-31’의 핵실험을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전술핵 ‘화산-31’이 KN-23 계열의 전술유도무기, 초대형 방사포, 단거리미사일, 순항미사일, 핵어뢰 뿐만 아니라 ICBM에도 탑재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북한은 신냉전 구도 속에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이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로 무산될 것임을 알고 ICBM 발사에 이은 7차 핵실험 강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고강도 도발에 대한 우리의 군사적 대비 태세와 한미일 3국의 협력체제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