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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개막한 8차 당 대회에서 “국가 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 기간이 지난해에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됐다”며 경제 실패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노동당 최대 정치 행사이자 성과를 과시해온 당 대회에서 김 위원장이 경제 실패를 이례적으로 강조한 것은 대북 제재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결정적인 타격을 입은 북한의 경제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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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당 대회 개회사에서 “일찍이 있어본 적 없는 최악 중의 최악으로 계속된 난국은 우리 혁명의 전진에 커다란 장애를 몰아왔다”고 밝혔다. “사회주의 건설에서 부단한 새로운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하는 우리의 노력과 전진을 방해하고 저애하는 갖가지 도전은 외부에도 내부에도 존재하고 있다”고도 했다.

 

3중고의 여파로 2016년 7차 당 대회에서 제시한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마지막 해였던 지난해 북한의 경제난 극도로 악화됐다. 대북 제재로 수출입이 제한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중국의 지원자인 중국은 물론 러시아와 무역, 지원길까지 막히자 중국의 수입재·자본재에 의존하던 북한 내 산업들이 잇따라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해 피해에 비료 공급도 원활치 못해 농업 생산량도 급감했다. 이에 따라 당 대회 전 진행된 ‘80일 전투’도 방역과 수해 복구에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김 위원장은 “현존하는 첩첩난관을 가장 확실하게, 가장 빨리 돌파하는 묘술은 바로 우리 자체의 힘, 주체적 역량을 백방으로 강화하는 데 있다”고도 말했다. 


북한의 제8차 노동당 대회를 이끄는 집행부가 5년 만에 대거 물갈이됐다. 2016년 7차와 올해 8차 당대회 집행부 구성을 비교해보면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해 39명 총원은 그대로지만, 구성원 가운데 29명(74.4%)이 교체됐다. 자리를 지킨 것은 김 위원장과 최룡해·리병철·김덕훈·박봉주·리일환·김영철·최부일·오수용·최상건 등 핵심인사 10명에 그쳤다. 김정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조용원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집행부 명단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 모두 정치국 후보위원이다. 집행부에 새로 진입한 인물 면면을 보면 세대교체와 함께 김정은 정권의 성과 위주 승진 인사를 통해 발탁된 것으로 보인다.


박정천 군 총참모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신임 하에 지난해 5월 차수 계급장을 달았고, 10월에는 태풍 피해복구 과정에서 군이 큰 역할을 한 것을 인정받아 초고속으로 원수 칭호까지 부여받은 인물이다. 박정남 강원도당위원장은 김정은 정권이 추진 중인 지방 자립체제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김 위원장이 '강원도 정신'이라는 말을 만들 정도로 강원도에 애정을 가진 데다가 박정남 위원장이 지역전문가로 활약하면서 2019년에는 도당위원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수행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김덕훈 내각 총리와 박봉주 당 부위원장, 김일철 등 부총리 전원과 최상건 당 과학교육부장 등 경제·과학교육부문 관료들도 대거 포진했다. 조춘룡 제2경제위원장은 2016년에는 집행부 일원이었지만 이번에는 제외됐다. 제2경제위원회는 군수경제를 총괄하는 기관이다. 5년 전과 달리 강윤석 중앙재판소장과 김명길 중앙검찰소장 등 사법기관 인사들도 집행부에 포함됐다. 경제난 속에 민심 이반이 우려되면서 규율을 강화하고 사회기강을 다잡으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초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를 열고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제정을 의결한 바 있다.


전국 각 조직의 당대표자 구성에도 변화가 뚜렷했다. 군인 대표는 7차 때 719명에서 이번에는 408명으로 거의 반 토막 났지만, 행정경제부문 대표는 423명에서 801명으로 배로 늘었다. 당·정치부문 대표는 1천545명에서 1천959명으로, 현장에서 일하는 핵심당원 대표는 786명에서 1천455명으로 증가했다. 지난번 당대회 대표자에 포함됐던 항일혁명 투사와 비전향장기수는 이번에는 빠졌다. 당대표자 구성에는 군인보다 행정·경제관료를 중시하며 이번 대회를 경제 도약의 계기로 삼으려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가 읽힌다.


또 현장에서 일하는 핵심당원 대표의 수를 당·정치 일군 대표자에 버금가게 선발한 것은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바닥 민심을 다독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김 위원장은 앞서 개회사에서도 최근 4개월간 비상설 중앙검열위원회를 조직·파견해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와 농민, 지식인 당원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당대회에서 경제관료들이 약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이날 참석자 7000여명이 ‘노 마스크’로 좌석 간 거리두기도 하지 않고 대회장을 가득 메웠다. 코로나19 확산을 명목으로 국경을 봉쇄하고 서해상에서 우리 공무원을 사살하기까지 한 북한이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없었다는 주장을 대외에 과시하기 위해 방역을 뒷전으로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달 방역 단계를 최고 수위인 ‘초특급’으로 격상한 북한은 각국 외교사절까지 사실상 추방하고 주민들의 이동도 제한해왔다. 한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4일 북한이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에 코로나19 백신 신청서를 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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