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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유엔이 북한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대사대리의 한국행과 관련해 북한은 탈북자 가족이 보복당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9일 RFA에 따르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의 마르타 우르타도 대변인은 조 전 대사대리 한국행에 관한 RFA 질의에 “탈북자 가족이 보복당하지 않게 하는 데에 북한 당국의 절대적인 의무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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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한국 정부를 향해서는 “탈북자를 수용한 국가도 탈북자 권리를 지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처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당부했다. 조 전 대사대리 부부는 지난 2018년 11월 초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잠적한 뒤 지난해 7월 한국에 왔다.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은 이탈리아에서 북한으로 송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길씨 부부가 한국행을 최종 결심하는 데는 지난해 6월 말 깜짝 성사된 미·북 정상의 판문점 회동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에 볼모로 잡힌 딸의 안위를 걱정해 북한을 가장 자극하는 한국행보다는 미국·유럽 등 제3국행에 무게를 뒀지만, 판문점 회동을 계기로 미국행에 대한 미련을 접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조씨 부부의 거취를 둘러싸고 남·북·미·중 4국 정보기관들의 첩보전도 치열하게 전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성길 부부는 2018년 11월 10일 로마의 공관을 빠져나와 차량을 타고 스위스로 넘어갔다. 프랑스어를 전공한 조 전 대사대리는 1순위 망명지로 프랑스를 원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프랑스 망명이 무산된 직후 이탈리아로 돌아온 것으로 안다”고 했다. 망명 과정에 함께하지 못한 딸과 합류하기 위해서였는지, 다음 행선지인 동유럽 A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단순 경유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조성길 부부는 잠적 석 달 만인 작년 2월 북한 대사관이 없는 동유럽 A국 주재 한국 대사관을 찾아갔다고 한다. 제3국 망명이 여의치 않자 한국행을 잠정 결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조성길은 잠적 후 한 서방국가 정보기관의 보호를 받았다”며 “A국 주재 한국 대사관에 들어올 때 해당국과 북한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그가 스스로 우리 대사관에 진입하도록 유도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들의 한국행은 아내 리모씨의 돌발행동으로 위기를 맞았다. MBC 보도에 따르면, 리씨는 딸의 안위를 확인하기 위해 로마의 북한 대사관에 전화를 걸면서 위치가 노출됐다. 북한은 “딸은 잘 지내고 있으니 A국 주재 중국 대사관을 통해 평양으로 돌아오라”는 취지로 리씨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리씨는 한국행을 거부하며 조 전 대사대리와 의견 충돌을 빚은 것으로 보인다.


이 무렵 하노이 미·북 2차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나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미·북 관계는 얼어붙었고, 북한은 ‘중개 실패’에 대한 책임을 한국에 돌리며 남북 관계도 급속 냉각됐기 때문이다. 아내 리씨가 한국행에 거부감을 보이는 가운데, 하노이 노딜의 여파로 외교적으로 민감한 상황까지 겹치며 조성길 부부의 한국행은 기약 없이 지연됐다.


하노이 노딜의 충격파가 어느 정도 잦아들 즈음인 작년 6월 30일 판문점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격 회동했다. 대북 소식통은 “거취를 놓고 갈등하던 리씨가 판문점 회동 소식을 접한 뒤 미국행에 대한 미련을 접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결국 한국행을 최종 결심한 조성길 부부는 작년 7월 한국에 들어왔다.


하지만 아내 리씨는 한국 정착 후에도 딸에 대한 걱정 탓에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15개월간 이들의 망명 소식이 공개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도 딸에 대한 걱정 때문”이라고 했다. 안보 당국은 북한이 이처럼 민감한 상황을 이용해 조성길 부부의 북송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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