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중국 공산당의 경험을 배우겠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대외연락부 웹사이트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 14일 평양을 방문한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나 "지난 방중 때 중국이 달성한 놀라운 발전 성과를 눈으로 직접 확인했고 형제인 중국 인민들을 생각하며 기뻤다"며 "중국 (공산)당의 경험을 배우고 본보기로 삼고 양당·양국 각 영역에서 교류·협력을 전면적으로 강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국 대외연락부에 따르면,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도 쑹타오와의 회담에서 "중국 공산당의 경험과 노하우를 배우길 희망한다"고 했다. 이는 미국과의 회담을 앞두고 중국에 확실한 '보험'을 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정은은 지난달 26일 북·중 정상회담 때도 시진핑 주석의 '종엄치당(從嚴治黨·당을 엄하게 다스리는 것)'을 언급하며 "(시 주석이) 당의 건설을 크게 강화하고 각 업무에 대한 당의 전면적인 영도를 실현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우리 당도 관료주의적 작태를 부리고 부패를 저지르는 행위와 투쟁하고 있다"고 했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단기간에 당을 휘어잡고 절대권력을 구축한 시진핑의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는 의미"라고 했다.
김정은은 김일성의 106회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지난 13일 200명 규모의 예술단을 이끌고 방북한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일행에게 최상급 환대를 베풀었다. 김정은이 접견과 연회를 통해 이들을 두 차례 만난 것을 비롯, 여동생 김여정 당중앙위 제1부부장은 공항 영접, 숙소 방문, 연회 참석 등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밀착 수행하다시피 했다. 리설주도 남편(김정은) 없이 간부들을 대동하고 중국 예술단 공연을 관람했다.
김정은은 또 리설주와 함께 중국발레무용단의 공역 '붉은 여성중대'를 관람했다. 김정은 일가가 총동원 돼 중국에 성의를 보인 것이다. 지난 13일 오후 평양 국제비행장. 쑹타오 일행이 탄 중국 국제항공 여객기가 도착하자 활주로에 모여 있던 환영 인파가 "조중 친선, 조중 친선"을 연호하며 인공기와 오성홍기, 꽃다발을 흔들었다. 김여정과 리수용 당중앙위 부위원장, 박춘남 문화상은 비행기에서 내린 쑹타오에게 환영 인사를 건넸다. 해외 정상 방북보다 더 요란한 손님 맞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쑹타오 일행이 고려호텔에 여장을 풀자 다시 김여정이 찾아왔다.
김여정은 쑹타오에게 "형제적 중국 인민의 예술 사절들이 평양 체류 기간 사소한 불편도 없도록 최대의 성심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저녁엔 노동당 국제부가 고려호텔에서 연회를 열었다. 김정은과 쑹타오의 만남은 14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이뤄졌다. 김정은이 지난달 5일 우리 대북 특사단을 만난 장소다. 조선중앙TV 보도 화면을 보면, 김정은이 쑹타오를 맞이한 청사 로비는 오성홍기와 인공기, '환영'이라고 적힌 홍등으로 장식됐고, 복도 양옆엔 높이 약 3m, 너비 약 2m의 김정은·시진핑 사진이 마주 보고 걸렸다.
김정은은 여기서 쑹타오를 3번 포옹한 뒤 회담장에서 배석자 없이 얘기를 나눴다. 쑹타오가 "조선에 도착한 첫 순간부터 조선 당과 정부의 따뜻한 정과 열정적이며 특수한 환대를 체험하고 특별히 커다란 감동을 받았다"고 하자 김정은은 "시진핑 총서기 동지가 특별히 관심하여 직접 선발해 보낸 예술단인 만큼 내가 영접 사업을 직접 틀어쥐고 특례적으로 잘 맞이하는 것은 마땅한 도리"라고 했다. 이어 "중국 예술단의 체류 기간 당과 정부의 해당 부문들이 총동원돼 모든 조건을 최상의 수준에서 최우선 보장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이날 노동당 청사에서 연회도 베풀었다. 연회장으로 올라가는 계단 벽면엔 지난달 북·중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과 시진핑이 악수하는 사진과 함께 '불패의 조중 친선'이란 글귀가 한글과 한자('朝中友誼窂不可破')로 적혀 있었다. 김정은 부부와 쑹타오가 앉은 헤드테이블 뒤쪽 벽면도 가로×세로 약 5m의 김정은·시진핑 악수 사진으로 장식됐다.
당중앙위 부위원장인 최룡해·리수용·김영철과 김여정 등 노동당 고위급 인사가 총출동한 이 행사는 삼지연관현악단의 환영 공연으로 시작됐다. 쑹타오가 작년 11월 시진핑 특사 자격으로 방북했을 때는 이런 환대를 받지 못했다. 김정은도 못 만났다. 김정은이 이번에 쑹타오 일행을 환대한 것은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생명보험' 같은 중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중국의 힘을 빌어 대북제재를 완화해 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