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의 전망과 동북아에 주는 시사점
1. 우크라이나 전쟁 전망
미국과 유럽의 도움으로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결사항전하고 우크라이나 군이 기대이상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군을 자국 영토에서 완전히 몰아내며 본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우크라이나는 군사 및 민간 시설의 파괴, 민간인들의 피해 및 난민화를 피할 수 없는 현실이고 상황은 점차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전쟁장기화로 서방의 군사적 지원이 전쟁 초기와는 다르게(감소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한편, 푸틴 러시아 정부는 어떠한 대가를 치루더라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외정책·전략적인 목적을 본 전쟁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할 것이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 2월 말 강조한 것처럼, 우크라이나의 ‘탈군사화’와 ‘탈나치화’ 목표가 달성되어야 군사작전을 중단할 것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협상에서는 러시아의 요구사항을 우크라이나에게 선택을 강제하는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즉, 양국 간 평화협상은 러시아가 제시하고 이를 우크라이나에게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중립국화안’의 타결 가능성도 우크라이나가 어떻게 러시아의 제안을 선택하느냐에 달려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크라이나는 점차 러시아의 요구를 수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결사항전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미 우크라이나는 NATO 가입 포기, 중립국화안 수용(조건부), 돈바스 지역을 둘러싼 타협을 논하기 시작하였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가 유럽 지역 차원에서 그 공세 수위를 주도적으로 조절할 가능성이 크지만, 큰 그림에서의 키(key)는 미국에게 있다. 미국은 대 중국 압박, 대러 경제제재 해제, 유럽 및 아시아 동맹들과의 협력 및 관계 설정, 중간 선거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글로벌 차원에서 본 전쟁을 극적인 국면 전환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러시아는 가시적인 성과 없이 본 전쟁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국내정치적인 측면에서 십분 활용할 것이다. 특히, 러시아는 전략적 안정성 측면에서 미국에 밀리지 않고 -심지어, 핵무기 사용 가능성- 맞설 수 있는 강한 이미지를 글로벌 차원에서 각인하도록 노력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미중의 G2 체제를 미중러의 G3 체제로 전환시키고자 할 것이다.
2. 한반도와 동북아에 주는 시사점
우크라이나와 한국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지정학적 환경은 강대국 사이에 끼인 ‘중간국가’이며, 역내 패권국의 세력판도를 좌우할 수 있는 지정학적 추축(pivot) 국가이다. 다시 말해, 유럽의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동북아의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외교적 노선 설정의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시사점을 다른 어떤 국가들보다도 한국은 절박하게 분석하고 이해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정부는 한국의 실정에 맞게 향후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격화되는 때를 상정하여 철저한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본 전쟁이 동북아에 위치한 한반도에 주는 시사점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국가 안보를 위한 동맹국·우호국들과의 협정 및 관계도 중요하지만 ‘부국강병’을 통한 ‘스스로의 힘’을 확보해야 한다. 21세기에도 전략적 요충지는 언제든 강대국들이 국익을 위하여 충돌할 수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나타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발발 후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의 지원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국가 안보가 동맹국 또는 우방들에게 하소연한다고 될 일인가? 강대국 또는 동맹 의존은 힘과 외교력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부국강병을 토대로 부단히 안보와 외교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따라서, 동북아의 한반도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끼인 상황인데 한국이 동맹국인 미국만을 의존해서는 절대 안 된다. 글로벌 4강이 주위에 포진하고 있는 한반도에서 한국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경제력의 선진화, 군사력의 첨단화, 문화력의 세계화를 강화해야 한다. 달리 방법이 없다.
둘째, 철저한 ‘실용외교’를 추구해야 하며, ‘이분법’적 사고를 지양해야 한다. 강대국들의 핵심 이익이 충돌하는 지정·지경학적 위치에 있는 약소국 또는 중간국들의 안보 딜레마와 갈등은 냉전시대나 탈냉전시대나 다를 바 없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념보다는 국익이 먼저이고 탈냉전시대 약소국과 중간국이 여전히 진정한 주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러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민감하게 교차하는 지정학적 공간 우크라이나에서 젤렌스키 정부의 양자택일의 친서방 일바주의 외교노선은 결국 스스로 대외정치적 입지를 좁혔고 국익을 침식시켰으며 안보위기를 초래하였다. 따라서, 양자택일 또는 진영외교와 같은 이분법적 사고는 한국의 국익과 안보에 전혀 이롭지 못하다. 21세기 국가적 생존과 경제적 번영을 구가하기 위하여 변화하는 국제질서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가운데 냉철한 현실주의에 기초한 신중한 대외전략을 강구하여야 한다. 한국정부는 보다 유연한 사고를 바탕으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전략적 균형과 안정을 추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