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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정세

남북관계와 북한정세를 심층 분석합니다.
북한의 공간문헌과 정보를 분석하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제안합니다.

북한 박광호 노동당 선전선동부장이 지난해 11월 이후 2개월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신병이상설이 제기되고 있다. 건강이상설과 함께 최근 북한 권력 내부에서 몰아치는 ‘부정부패’ 청산의 회오리에 숙청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지난해말부터 ‘부패와 전쟁’을 선포하고 간부들의 세도와 부정부패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최고지도부의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대북제재 장기화로 경제난이 심화되고 민심이 악화되자 책임을 간부들에게 전가 (轉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상전을 부하로 둔 당 선전선동부장들의 수난사…상관 여러명 날려 보낸 김여정
지난 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중(訪中)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날 평양역에 마중 나온 북한 고위간부들 가운데 박광호 당 선전선동부장의 모습만 보이지 않았다. 박광호는 지난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불참한데 이어 지난해 12월 30일 김정은 최고사령관 추대 7주년 기념보고대회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앞서 김정일 사망 7주기(지난해 12월 17일) 금수산궁전 참배에도 불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은의 입으로 불리는 노동당 선전선동부장이 중요 행사에 연속 불참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대북소식통은 “박광호 선전선동부장이 최근 주요 행사에 연속 불참하는 것은 신병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박광호의 신병이상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부하로 둔 당 선전선동부장들의 수난사가 조명 받고 있다. 박광호는 김여정의 직속상관이다. 대북소식통은 “김여정이 제1부부장으로 있는 선전선동부에서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라고 했다. 2016년에도 김여정의 직속 상관인 김기남 전 노동당 선전선동부장과 리재일 제1부부장, 최휘 제1부부장이 일종의 처벌인 ‘혁명화 교육’을 받고 복귀한바 있다. 김여정이 김정은 3대 세습을 위한 선전과 당 장악에 나서면서 직속 상관들이 수난을 겪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위급 탈북민 A씨는 “박광호가 선전선동 업무에서 실수를 저질렀거나 부정부패 혐의로 처벌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19일 ‘부패와 전쟁’ 선포를 강조하며 간부들의 세도와 부정부패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최고지도부의 입장을 거듭 밝혔다. 노동신문은 이날 ‘일꾼들이 구현하여야 할 인민적 사업방법’ 제목의 논설에서 “우리 당이 제일 경멸하는 것은 인민이 부여한 신성한 권한을 악용해 인민을 내리누르고 직권을 남용해 저 하나의 안일과 향락만을 추구하는 세도꾼, 관료배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간부들의 세도와 부정부패 행위를 “일심단결을 파괴하고 좀먹는 위험한 독소, 적들을 도와주는 이적행위로 첫째가는 투쟁대상”이라며 “이를 청산하지 않고서는 당과 인민의 유대를 강화할 수 없다”고 했다.  북한에서 ‘우리당’은 김정은을 지칭히는 말로써 부정부패와의 전쟁이 김정은의 확고한 의지임을 시사한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부정부패 현상을 용서치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와 척결 의지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북한은 노동당 조직지도부를 주축으로 감시 기구를 총동원해 중앙과 지방 간부들의 부정부패를 조사하고 처벌하는 등 권력층과 사회 전반에 대한 기강 잡기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지난해말부터 평양과 지방에서 ‘불순분자’ 색출과 간부들에 대한 대대적인 부정·부패 조사에 나섰다”고 했다. 신의주 소식통은 “당국의 검열과 조사가 진행되면서 당기관·사법기관에서 뇌물을 받고 장사꾼·밀수업자·탈북자·인신매매업자들과 결탁했던 간부들이 벌벌 떨고 있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를 두고 북한이 한국·미국 등과 대화에 나서면서도 체제유지를 위해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또 올해 3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대의원 선거와 노동당 창건 75주년(2020년 10월) 등 굵직한 정치행사를 앞두고 숙청을 통해 ‘내부결속’을 다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위급 탈북민A씨는 “북한은 대내외 정세가 어려울 때마다 검열과 숙청을 통해 내부 기강을 잡는다”고 했다.


이밖에도 북미 정상회담과 각각 3차례 열린 남북, 북중 정상회담 등 지난해 한반도의 정세 변화 속에서 대북제재 해제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가 높아졌지만 제재 장기화로 경제가 악화되자 책임을 간부들의 부정부패 탓으로 돌리며 여론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려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시진핑과 트럼프가 지난해 아르헨티나에서 북한 문제에 긴밀히 협력한다는 소식에 북한 무역일꾼들이 대북제재가 장기화 될 것이라며 실망했다”면서 “경제침체로 주민들의 달러가 장롱속에 들어가면서 시장에서 유통이 안되자 정부가 이를 뽑아내기 위해 부정부패의 칼을 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만큼 대북제재 장기화로 북한 경제가 휘청거릴 지경이 됐다는 것이다. 


◇대북제재로 2017년 경제성장률 -3.5%, 지난해 20억 달러 손해
지난달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3.5%를 기록해 1997년(-6.5%)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남한은 작년에 3.1% 성장했다. 이처럼 북한의 성장이 지지부진하면서 남북 간 경제력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 남북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격차는 1990년 11배에서 2017년에는 43배까지 벌어졌다. 무역액도 북한(55억5000만달러)은 남한(1조521억7300만달러)의 190분의 1밖에 안 됐다. 수출액만 보면 북한(18억달러)은 남한(5737억달러)의 324분의 1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2018년 대중 무역적자는 19억7000만달러(약 2조2100억원)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16억7000만달러) 대비 약 18% 증가한 것이다. 양국의 무역 규모가 공개되기 시작한 1998년 이래 최대규모의 적자다. 이 같은 북한의 대중 무역적자 증가는 대북제재로 수출규모가 급감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5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대중 수출액은 2억1000만달러 규모로, 2017년에 비해 87%가량 줄었다. 북한의 대중 무역 적자도 지난해 사상처음 20억 달러에 근접했다. 북한의 대중무역 적자는1998~2004년 기간 2억~4억 달러2005년 5억 달러  2008년 12억7000만 달러  2010년 10억8000만 달러였다. 2017년까지 모두 세 차례 10억 달러가 넘는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처음 20억 달러에 근접한 것이다.
대북제재로 인한 경기침체는 북한 간부들의 생계까지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북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유엔의 제재가 지속되면서 장마당 경기가 위축되어 주민들의 돈벌이가 시원치 않아 주민들이 간부들에게 주는 뇌물 액수도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결과에 대해 해관총서는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전면적이고 엄격하게 이행한 결과”라고 말했다. 북한의 최대 교역파트너인 중국은 지난해 2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의 최대 수출품인 석탄을 수입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으며, 8월과 9월에는 광물과 해산물, 섬유제품을 차례로 전면 수입 금지했다.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VOA와 인터뷰에서 “북한의 대중 수입액의 감소폭이 수출만큼 크지 않다는 점은 놀라운 일”이라며 “북한이 어디에서 그만큼의 현금을 만들어내는지 의문이지만 제재가 길어지면 수입액 역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대북제재로 해외에 송출했던 인력까지 귀국하면 북한경제는 막바지에 달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 내부도 경제상황 악화…평양엔 실업자 수만명
중국의 대북제재 동참으로 북한 내부의 경제상황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북소식통은 “대북제재로 평양에 있는 종합시장들에서 거래량이 대폭 줄고 매출은 10분의 1로 감소했다”며 “중국에서 OEM(주문자생산방식)방식으로 생산하던 평양의 옷 공장들이 대북제재로 일감이 없어지면서 수만명이 실업자가 됐다”고 했다. 이 소식통은 “노동당 39호실과 외화벌이 기관들도 배급을 못 줄정도로 어려운 형편”이라며 “당국이 자력갱생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라는 얘기만 반복하자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 나온다”고 했다.  북한은 경제난과 자금난을 ‘돌려막기’식으로 해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예가 평양의 야경이다. 북한 당국은 대북제재가 통하지 않는다는 선전효과를 보여주기 위해 지방의 전기를 끌어다 평양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소식통은 “평양 주변의 남포와 평안도에서 사용해야 할 전기를 평양에 공급하고 있다”며 “밤이면 평양만 환하고 지방은 암흑이 된다”고 했다.


북한 당국이 평양의 전기사정이 좋아진 이유를 평양화력발전소가 만가동(풀가동)되고 태양광 발전기 때문이라고 선전하지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북한 탄광사정에 밝은 대북소식통은 “석탄수출이 막히면서 탄광에 필요한 식량과 자재 공급이 안되면서 석탄을 캐는 탄광의 상당수가 제대로 가동을 못하는 형편”이라며 “일부 중점 탄광들에만 돈과 자재를 대주어 ‘돌려막기식’으로 운영한다”고 했다. 김정은이 중점사업으로 지시한 원산-갈마해안지구 건설도 자금과 자재 부족으로 공사 진척이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이 지난해 3차례나 이곳을 찾은 것도 공사가 의도대로 진척되지 않는데 따른 조급함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부족한 외화를 충당하기 위해 신의주개발총계획을 추진하면서 중국에 신의주 땅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올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재개를 요구한 것도 달러와 함께 개성과 원산-갈마관광지구에 전기를 공급하려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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