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월 16일(화) 국회 연설을 통해 “지금부터정부는 북한 정권이 핵 개발로는 생존할 수 없으며 오히려 체제 붕괴를 재촉할 뿐이라는 것을 깨닫고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보다강력하고 실효적인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공표했다. 햇볕정책이후 20여 년 간 유지해온 북한 포용 기조의 전면적 전환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대북 정책 변화의 배경은 무엇이며 앞으로 남북 관계는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인가. 아산정책연구원은 천영우 고문, 함재봉 원장, 최강 수석연구위원(연구부문 부원장),고명현 연구위원과 긴급 대담을 했다.
적극적인 反병진정책으로 병진정책 실패유도
북 ‘변화’의 기준은 경제의 변화가 아닌 핵 위협 감소로 해야
체제 피로감 높이는 방법 강구할 필요
한국의 ‘핵심이익’은 북한의 비핵화라는 것을 중국에 명확히 해야.
북한이 핵무장 아무리 해도 국지 도발하면 승산 없음 보여줘야
미국 전략자산 한반도 영구배치 고려할 필요
사회 안성규 전문위원=이번 박근혜대통령 국회연설의 핵심을 어떻게 봐야 하나. 발표 중에 ‘북한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근본적인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말이 나왔다. 이를 남북 관계가 대화 에서 압박으로 근본적인 변화하는 것이라고 해석 할 수 있을까.
천영우 고문=박근혜 정부의 ‘신뢰프로세스’는방향성이 혼란스러운 정책이었다. 이번 대통령 연설은 그 동안의 혼란을 완전히 정리하고, 상황의 심각성과 엄중함을 제대로 인식하여 근본적인 방향을 새로 잡은 계기가 됐다고 볼 수 있다.
함재봉 원장=1998년 햇볕정책으로 시작된 북한 포용 정책이 20년이 다 되어간다. 그 전까지 지속돼 온 대립 상황이 1988년 크게 방향을 전환해이후 20년 가까이 실험을 해 온 셈이다. 북한의 많은 도발에도불구하고 성공의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있다고 봤기 때문에 보수 정권이 들어선 뒤에도 이 기조를 지켜왔다. 경제지원이나 평화 교류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예상했었다. 그러나 이제 다시 한 번 근본적인방향전환을 하려고 하고 있다. 대북 포용 정책이 실패했음을 인정하고,말하자면 다시 대립과 압박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본래 포용정책이 비핵화를 목표로했던 것인 만큼, 이런 정책 선회에는 평화적 협상을 통해 북한을 비핵화 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한다는의미가 내포돼 있다. 근본적인 큰 전환이다.
최강 수석연구위원=이상적인 대북 정책에서 현실적인 대북 정책으로 전환한 것이다. 그동안 일각에서 북 핵과 남북 관계를 분리하는 정책을 추구했던 것에서 벗어나 핵 해결 없이는 남북 관계 진전이 없음을 명백히 했다. 이전까지 가장 중요한 북한 비핵화의 수단으로 인센티브를 강조했었다면 이제는 북한이 실질적인 대가를 치르게 함으로써북한의 전략적 계산을 바꾸고 결단을 유도하는 쪽으로 바꾸었다. ‘적극적인 반(反) 병진 정책’이다. 북한이 추구하는 핵, 경제개발 병진 정책을 실패로 유도해 핵을 포기하게만든다는 근본적인 전환이다.
고명현 연구위원=박근혜 정부 내에서 대북 정책이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4차핵실험 이전까지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였지만 큰 의미는 없었고, 중점은 중국을통한 북한 문제 해결에 있었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컸다. 그런데 4차 핵실험 이후 중국의 반응이 우리가 원하는 수준에 못 미치면서 이를 폐기하고 강경한 정책으로 변화했다고 볼수 있겠다. 대북 정책에 있어 중국과 포용 정책이 사라졌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사회=3차 핵실험 때까지는 가만히 있다가 왜 갑자기 이 시점에 이렇게 변하나? 과잉대응이아니냐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
천 고문=2013년 3차 핵 실험 때 이렇게 했어야 했다. 그런데 그걸 못하고 3년이나 더 북한을 포용하고 개과천선하게 만들어핵을 포기하게 하겠다는 비현실적인 정책을 취해왔다. 이제 정신을 차린 거다. 4차 핵 실험이 그 동안 해온 대북 정책이얼마나 비현실적이었는지를 깨치게 해주는 계기를 제공했다. 3차 핵 실험과 4차 핵 실험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기 보다는 4차 핵 실험이 우리를미망에서 깨우는 하나의 촉진제 역할을 한 거다.
함 원장=중국 변수가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3차 핵 실험 때까지만 해도 우리와중국이 지난 20여 년 간 쌓아온 관계가 있으니 중국이 어떤 역할을 해주리라는 희망을 가졌었다. 그래서 중국에 경도된다는 우방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가면서도 박 대통령이 중국의 전승절 행사에도 참석했다. 그런 중국이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뭔가를 해 줄 능력과 의지가 없다는 점이 이번에 확실해졌다.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평화적으로 북한 비핵화를 유도한다는 프로세스의 가능성이 없어졌다.
고 연구위원=박근혜 정부가 중국에 크게 의존했던 것 자체가 비정상적이고 비이상적이었다. 표면적으로보자면 날카로운 분석을 통해 새로운 전략을 세우지 않고, 중국 정상과의 개인적 친분을 통해 중국의 전략을수정할 수 있다는 기대를 품었다. 그래서 4차 핵 실험 이후이 기대가 깨지자 중국을 완전히 배제해 버리는 흑백 논리가 나오는 것 같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이 중요한국가라는 점에서 우려 된다.
천 고문=사실 3차 핵실험 때 이미 중국은 북한 비핵화를 위해 아무 것도 할수 없고 할 생각이 없음이 분명히 드러났다. 북한의 핵 무장을 방조하고 북한이 사실상 핵 무장을 할수 있게 안심시켜 주었다. 그런 가운데 새로 들어선 박근혜 정부는 ‘내가나서서 다른 방법으로 중국을 설득하면 달라지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가지고 매달렸다. 그러다 이제 현실을 맞닥뜨리자 구름 위에서 땅 위로 내려왔다.
최 수석연구위원=이 정부 출범 초기 핵 실험과 미사일 실험이 있었을 때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 했어야 했지만 정치적 상황 때문에대선 과정에서 활용했던 프레임에 그대로 갇혔다. 이제 그 분위기를 떠났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바뀌었어야 할 프레임을 3년이 지난 후에야 바꾼 셈이다. 그 동안 드레스덴 선언이나 통일 대박론을 내세우면서 이상적으로 남북 관계와 핵 문제 해결에 접근 해왔지만 이제는더 이상 갈 데가 없다.
함 원장=그 사이에 우리가 시간을 잃은 건 확실하다. 그러나 국내 정치 프로레스를보면 3차 핵 실험 때 한 번 참은 뒤 이제 이런 논의를 하게 되니까 그나마 수용이 된다고 볼 수 있다. 3년 전에 오늘과 같은 연설을 국회에서 했다면 야당에서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며 국제사회의 반응도 좋지 않았을것이다. 정치적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
천 고문=지난 3년 간 세운 대중·대북정책의 참담한 실패가 확인되어야 정책 변경이 가능하다. 그 동안은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기때문에 바꿀 수 없었다. 기존 정책이 완전히 실패했고 앞으로도 성공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인식함으로써정책 변환의 출발점이 된 것이다.
사회=근본적인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했는데, 북한 붕괴와 압박이 연상된다.
천 고문=결국 북한의 핵 무장의욕과 병진 정책 변화가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어야 한다.그게 안될 경우 정권 교체가 궁극적인 목표가 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우선 북한의 전략적 계산 공식을 바꿀 수 있는 수준으로 핵무장에 대한 코스트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솜방망이식의 부분 제재에서 나아가 북한이 핵을가지고 버틸 수 없을 만큼의 폭 넓고 아픈 제재가 필요하다. 하지만 제재만으로 되는 건 아니다. 근본적으로 북한의 사회 변화, 북한 주민들의 의식 변화가 뒷받침되어야 하므로 그를 위한 더 공세적인 대북 심리전, 대북 공작이 같이 진행돼야 한다고 본다.
함 원장=인센티브에 치우친 정책에서 벗어나 코스트를 가중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비핵화에서정권 교체까지 내다봐야 된다. 중국은 북한 정권을 뒤흔들 수 있는 제재는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제 우리는 북한 정권이 흔들리는 한이 있더라도 제재를 가해 핵을 먼저 없애는 게 중요하고, 중국에게도 한반도 비핵화가 1순위여야 한다는 입장을 주지시켜야 한다. 중국이 이에 동참하면 바람직하고 그게 안되면 우리와는 기본적인 전략 목표가 다르다는 선언까지도 해야 한다. 평화 교류, 북한 주민 인도적 지원 다 좋지만 최우선순위인 비핵화가안 되면 어떤 것도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최 수석연구위원=우리는 북한의 실질적 변화의 지표로 경제 정책의 변화, 대외 정책의변화를 언급한다. 그러나 이는 착시현상이다. 북한 변화는우리에게 가하는 안보 위협의 변화로, 즉 실질적으로 북한 핵무기의 위협이 얼마나 줄어드는가로 평가해야한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 6.28 조치 등의 국지적인 조치를변화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다. 근본적인 경제 체제적변화가 있어야지 경제 조치적 변화를 변화라고 볼 수 없다. 사회 통제 시스템에 있어서 다양성을 추구하느냐안 하느냐를 판단의 근거로 해야 한다.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음을 이해하고 장기적으로 접근해야한다. 북한의 피로감을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우리가 취한 조치들로북한 정권의 피로감을 높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무력시위 등을 더 다양화하고 강도와 빈도를 조정할필요가 있다. 군사훈련의 경우 우리가 언제 어떤 연습을 할 것인지 스케줄을 미리 공표하기 때문에 북한도여기에 대비를 한다. 비정기적으로 강도 높은 군사훈련을 다양하게 실시함으로써 북한의 군사 피로함을 높여야한다. 그러면 일반 경제 활동도 제대로 못하게 된다. 안보에는안보로 대응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 연구위원=북한의 핵 도발은 근본적으로 북한 정권이 살아남느냐 아니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해법도 그만큼 절체절명한 사안이다. 해답은 북한 정권의 변화일 수밖에 없고, 정권 교체밖에 없다. 그러면 그걸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 북한의 핵 도발 자체가 비대칭도발이다. 우리는 핵 개발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우리의대응 방안도 당연히 비대칭이어야 하고, 우리가 잘하는 정보, 문화적인측면, 정치적 개방성을 통한 국제적 연대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북한이 갖지 못한 국제적 연대를 강화해 나가 군사적 피로도뿐 아니라 외교적 피로도도 높여가야 한다.북한이 신경을 안 쓰는 듯 하지만 인권 문제 등에 굉장히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그런 쪽의 피로도도 높일 필요가 있다.
사회=그럴 경우 국내의 피로도가 높아지지않을까?
최 수석연구위원=국내 피로도는 개성공단에 진출한 124개 업체에 국한된 문제이다. 진보 진영에서 평화 논리를전개할 때나 나올 이야기다. 하지만 중요한것은 이들 124개 기업이 아니라 5천 만 국민의 안보다. 국내적 피로도는 낮다. 박 대통령 국회 연설의 핵심은 현재 우리는심각한 안보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국민들이 이런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것이 정부의역할이다. 국민들이 위기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공감대를 형성하지 않으면 또 대화론과 평화론이 나올것이다.
함 원장=정부가 위기 의식을 느끼는 만큼 이를 국민에 정확히 전달하고 공감대를 만드는 것은 정부가 할 일이며 그걸 잘하는 것이 정부의 능력이다.
고 연구위원=지금까지의 대북 정책에 대한 피로도가 높았던 이유는 대북정책을 남북관계의 긍정적인 측면만을 대상으로 평가하면서기대치를 높였기 때문이다. 정부가 북한의 누구를 만난다 어떤 진전이 있었다라는 것을 끊임없이 말했기때문에 기대치가 높아졌었다. 그러다 남북관계가 악화되면 피로와 실망이 쌓였다. 앞으로 박근혜 정부의 남은 2년 임기 동안 남북관계에는 이런 이벤트가없게 되는데 국민들의 갖고 있는 기존의 의식 때문에 경색된 남북관계는 국민들의 피로도를 높일 수 있다. 따라서정부는 기존의 프레임을 바꿔 국민의 기대치를 낮추는 정치적 작업을 해야 한다. 그게 없으면 국민들의불안감은 커지고 평화론, 대화론이 다시 대두 될 것이다. 박근혜정부는 당장 지금부터 강구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사회=국제 제재와 국제공조가 필요한데 중국이 중요하다. 중국에겐 어떤 원칙과자세를 가져야 하는가.
최 수석연구위원=질문의 전제는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에서 역할을 한다는 것인데 이번 4차핵실험을 통해 그 전제가 깨졌다. 더 이상 중국의 역할론은 기대할 수 없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자국의 평화와 안정, 체제유지를 가장 중시한다. 그러므로 중국에 대한 입장은 우리의 기본 목적에 중국이 얼마나 부합하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중국 역할을 강조할 필요가 없다. 4차 핵실험을 통해 중국의 의중이확실히 드러났다. 정부는 중국의 대북 역할론을 강조하기 보다는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는 방향으로가야 한다. 국제사회의 흐름에 얼마나 동참하고 협력하는지를 통해 중국이 대국의 자격을 판단 받을 것이라는점을 전달해야 한다. 한중 관계를 통해 북한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생각은 현실적이지 못하다. 그러므로 구도를 국제사회에서의 중국의 역할을 신장하는 문제로 전환시켜야 한다.
천 고문=문제의 핵심은 한국과 중국의 안보 이해관계가 합치될 수 없다는 점이다. 한국의안보 이익이 중국 안보 이익에는 부정적일 수 있다. 이것이 한중 안보 이해 구조의 본질이다. 그래서 중국과 북핵 문제, 동북아 안보 문제에서 협력할 수 있는여지는 아주 작다. 안보협력은 공통의 이해관계가 있어야 이루어지며 대립될 때는 이루어지기 힘들다. 지금까지 정부는 이러한 현실을 무시하고 한중 우호 관계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번에 중국이 보여준 태도는 그런 기대가 허황되었음을 입증한다. 우리정부는 중국이 북한의 핵무장을 두둔할 경우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한중 관계가경색될 경우 발생할 경제적 손실을 걱정하는데, 그렇게 되면 우리뿐 아니라 중국도 경제적 부담을 느끼게된다. 북한 문제는 우리의 사활이걸려 있는 안보 문제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다. 가능성은 적겠지만 중국이 우리에게 경제적압박을 가한다면 단기적 경제 이익을 희생할지라도 대한민국의 생명과 안전 즉, 안보이익을 지키기 위한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최 수석연구위원=중국은 핵심이익은 건드리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에핵심이익은 무엇인가? 핵심 이익의 본질은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이다.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한국의 핵심 이익을 한중관계, 미중 경쟁 구도 속의 한국 입지로 본질이이동했다. 이러한 프레임은 부적절하다. 문제의 성격 규정을분명히 해야 한다. 북한 4차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통해서우리가 중국에게 취할 수 있는 태도는 ‘북핵 문제는 국제사회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며,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중국이 긍정적 역할을 해야 대국으로서 자격을 갖추는 것이다’라는 점을 분명히 전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4차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계기로 미국 정치권에서북한 문제에 다시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이 마련됐음을 의미한다. 우리정부는 이런 환경을 잘 이용해야 한다. 또한 북한 문제에 대해 미국뿐 아니라 유럽, 동남아와 협력하여 북한 문제 해결에 다각화가 필요하다.
함 원장=지금까지 대중관계가 우호적이었기 때문에 중국이 북한 문제도 해결해 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핵실험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그 기대가 틀렸음을 증명했다. 향후대중 정책은 경제이익과 안보이익 사이에서 결정돼야 한다. 경제보다 안보가 중요하다면 안보 중심으로 나아가는결단이 필요하다. 중국이 이 문제 때문에 우리와 무역 전쟁을 하려 해도 중국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될 것이다. 중국이 스스로 stakeholder로써 자청하고있는 현 시점에서 정치적 문제와 경제 문제를 연결시키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명분 없는 자해행위다.
최 수석연구위원=국내 일각에서 방향을 잘못 제시한다. 병자호란이니 마늘전쟁이니 하며중국 공포심을 국내에 퍼뜨리는데 방향을 잘못 이끄는 것이다. 마늘전쟁이 있던 지난 2000년과 오늘날 중국과 한국의 경제 관계가 본질적으로 다르다. 목숨과안전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어느 정도 각오를 갖고 안보 문제 해결을 위해 접근해야 한다. 중국에우리의 핵심 이익이 무엇인지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 핵심이익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양보할 수 없다.
고 연구위원= 지금까지 국제 공조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가장 성공을 거뒀다. 국제사회의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국제사회에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는 메세지는 비핵화이다. 우리는 돌이킬 수 없는 북한의 비핵화를 원한다. 정권교체든지 정책의변화를 통해서든지 비핵화를 이루겠다는 메시지를 다양한 루트를 통해서 전달해야 한다. .
함 원장=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미국은 북한이 자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위협의식을체감하고 있다. 미국 의회가 움직이는 것은 미국 스스로 북한의 위협을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 핵 문제는 남북문제가 아니다. 북 핵 문제는 북-일 문제이며 미국의 안보 문제, 중국의 안보문제라는 점을 인식시켜국제 공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천 고문=북한 압박은 금융과 물자에 대한 제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무역(보이는 것)과 금융(보이지않는 것) 제재를 통해서 북한의 자금을 막는 것이 김정은 정권의 고통 수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이런 국제공조에 걸림돌이 개성공단이었다. 개성공단은 우리나라가 국제공조를할 의지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개성공단 폐쇄를 통해서 우리가 모랄 하이 그라운드(Moral high-ground)를 마련했고 국제공조의 물길을 텄다.
최 수석연구위원=개성공단이 13년간 북한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 주었는지 평가해야 한다. 변화된 것이 없다. 북한 노동자 5만명을 고용했다지만 크게 보면 북한 사회에 변화는 없었다. 오히려 우리는 개성공단의 인질이 되었다. 개성 공단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었다. 개성 공단 폐쇄는 착시현상을 교정할 수 있는 기회이다.
천 고문=개성 공단을 통해서 들어가는 자금이 북한 근로자 개인한테 주는 돈이 아니고 북한 정부에 들어갔다면 핵개발을 위한재정능력이 늘어나는 것이다. 자금이 들어가는 통로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사회=중국의 지원 없이도 가능한가?
천 고문=중국 지원 없이 할 수 있다. 유로 시스템이나 SWIFT 같은 국제 송금 시스템을 통하면 북한과의 거래내역도 다 드러난다. 거래금액의 한도를 정하고 그 이상 거래하는 중국 기업은 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으로 삼으면 된다. 또한 미국특별법에서는 북한을 laundering concern(주요자금세탁우려대상)으로 지정하려 하고 있다. 주요자금세탁우려대상으로 방코델타아시아(BDA) 같은 특정 기관을 지정하는 것과 국가를 지정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북한을 주요자금세탁우려대상으로 지정하면 북한과의 거래가 불가능해진다. 북한을국제송금시스템에서 완전히 차단하면 북한은 금융시스템을 통한 거래는 할 수 없다. 미국 재무성이 이를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올 수 있다.
최 수석연구위원=북한 내에는 여러 불법 행위가 있다. 그동안 국제사회는 마약 거래 같은 것들을 충분히 제재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런 것들이 약한 제재 같지만 북한 외교관들이 갖는 피로감은 상당히 높다.BDA 같은 경우 상당히 효과적이었다. 우리가 이런 부분을 더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함 원장=제재가 시작되면 북한과의 거래를 앞두고 누구든 한 번 더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 과연 우리가 투자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하게 하는 것 자체가 북한에 리스크를높여준다.
최 수석연구위원=그 동안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 관계 때문에 세컨더리 보이콧을주저하고 특히 미국 재계에서 거부감을 가질 거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미국 내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미국 재계의 입장도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는 쪽으로 돌아섰다. 그들이핵심으로 지적하는 문제가 일반 기업에 대한 해킹, 시장 접근에 대한 불공정성, 환율 조작, 지적 재산권의 침해다.미국의 재계-정부-의회가 거의 동일한 입장을취하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고 연구위원=우리의 중국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커지고 있다. 북한 입장에서는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이 반가운 일은 아니다.지금까지는 불가피하게 중국과 무역거래를 해왔지만, 북한은 중국을 제외하더라도 동남아나 유럽에서도상당한 수준의 무역·경제 활동을 하고 있다. 이것만이라도제재한다면 당장은 큰 고통이 없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북한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북한이 중국에 수출했던석탄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제재와 비슷한 효과가 나오고 있다. 한편 중국 인민들의 60%가 북핵을 큰 위협으로 생각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이런 의견이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가 중국 정권과 국민을 동일선상에 높고 본다는 것인데, 이들을 분리해서 생각해야한다. 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 인민이 북한에 등을 돌리는 것이 우리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에 우리는 그런방향으로 어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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