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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입니다.
지난 9월 24일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대해 제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북핵 관련 6자회담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은 채 북한의 선 핵포기를 촉구하고 북한이 예민한 인권문제까지 거론해 남북관계가 더욱 악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언했는데, 우려했던 대로 북한이 매우 거친 반응을 보이고 있어 남북한 관계의 장기 경색이 불가피해 보이는 군요.
북한은 지난 9월 26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성명’이라는 대남 기구인 조평통 명의로는 가장 높은 수준의 문건을 발표해 박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대해 강렬하게 비난했습니다.
그리고 어제(9월 27일)에는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담화’라는 최고국가기구(국가기구인 국방위원회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와 내각 같은 국가기구들보다는 높은 위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북한은 당이 국가를 지도하는 당-국가체제이기 때문에 국방위원회가 당의 최고지도기관들인 당중앙위원회와 당중앙군사위원회가 더 중요한 권력기관일 수는 없음)의 명의로 다시 박 대통령에 대해 저급한 수준의 인신공격을 퍼부었습니다.
북한이 최고국가기구 명의로 박 대통령에 대해 ‘특등대결광’, ‘정상적인 인간이 아닌 정신적 불구자’, ‘현대판 사대매국노이며 역적 중에 가장 악질적인 만고역적’이라고 비난했으니 앞으로도 장기간 또는 박근혜 정부 임기 내내 남북 고위급 대화가 성사될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해졌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우리의 인권은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존재인 사람중심의 주체철학에 기초한 인간의 참된 권리를 최상의 수준에서 보장하고 있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최고지도자에 대한 사소한 비판도 ‘비상사건화’ 되고 강제수용소로 끌려가게 되는 극단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체제에서 “인간의 참된 권리를 최상의 수준에서 보장하고 있다”는 북한의 주장이 북한 현실과 괴리된 억지 주장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것입니다.
그리고 북한 국방위원회는 “무상치료에 의한 병 고칠 권리” 등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만, 평양의 특권층을 위한 병원을 제외하고 북한의 대부분 병원에 기본적인 의약품도 부족해 환자에 대한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북한 국방위원회의 북한 인권과 체제 자화자찬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박 대통령의 발언이 과연 적절한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재론의 여지가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국제적 안전보장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에서 북한에게 ‘스스로 핵을 포기하는 결단을 내리라’는 것은 북한이 우리에게 핵무기로 위협하면서 주한미군을 철수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비슷한 요구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상존하는 현상태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처럼 북한도 국제적 안전보장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에서 핵무기를 ‘스스로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므로 명백히 ‘시급한 과제’인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만의 결단을 촉구하기보다 북핵 6자회담의 조기 개최를 주장하는 것이 더 적절했을 것입니다.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초보적인 인권조차 무시당하는 북한의 인권 상황을 고려할 때 한국과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다만 북한인권 상황 개선을 위한 시도가 북한의 체제위기의식을 가져와 북한 인권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지 않도록 신중한 접근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북한 지도부는 한국과 미․일의 북한인권 개선 압력을 북한체제 붕괴 시도로 간주하면서 제4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국제사회와의 긴장을 조성하면서 대내적으로 주민들을 더욱 철저하게 통제하는 명분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은 더욱 높아지고 남북관계는 냉전시대로 회귀할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은 북한 지도부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한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진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비록 최근에 뉴욕에서 성사되지는 못했지만 한국정부와 국제사회는 향후 북한인권고위급회의에 북한 외무상을 참석시키고 북한이 강제수용소의 해체를 수용하면 대북 인도적 지원과 경제협력을 제공하는 방안을 가지고 북한을 설득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8․15경축사와 인천아시안게임에의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참가 문제 협의 등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그 같은 기회들을 모두 살리지 못하고 남북관계는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남북관계 악화의 피해는 고스란히 남과 북의 국민들 몫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남북 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 국방비 예산이 늘어나면서 복지비와 교육비로 갈 예산은 감축되고 출산율 감소에도 불구하고 일정 병력을 유지하기 위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청년들도 현역병으로 충원함으로써 군대 내에 폭력과 자살은 더욱 늘어날 수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한국 국민의 복지와 안전을 위해서도 남북한 간 정치적․군사적 긴장완화와 북한인권의 실질적인 개선을 이끌어내기 위한 남북 양자대화 및 또는 남북한과 주변국이 참가하는 다자대화를 추구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 김정은 제1비서의 오판에 의해 한반도에서 ‘제2의 한국전쟁’이 발발한다면 북한이 핵무기와 생화학무기를 가지고 있고 남한에는 많은 원자력 발전소가 있기 때문에 한반도는 사람이 살 수 없는 생지옥과 같은 공간으로 변하고 남북한 패자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가도 일본의 후쿠시마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동해와 서해[황해] 방사능 오염과 대량 난민 발생으로 매우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만약 북한을 현재와 같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상태에 계속 방치해두면 김정은 제1비서는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1년 내내 단거리 또는 중장거리 발사체를 쏘고 제4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주변국의 관심을 이끌어내려 할 수 있습니다.
대북 우월감에 기초해 북한체제를 계속 고립시키면서 북한이 더욱 통제 불능의 상태로 나아가고 한반도의 안보환경이 악화되는 것을 바라만 보는 무전략적이고 경직된 대북 무관심 정책에서 북한 지도부를 대화상대로 인정하고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한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국제사회와 보다 타협적인 방향으로 나올 수 있도록 이끌어낼 수 있는 현실적이고도 실용주의적인 대북 관여 정책으로의 전환이 매우 절실해 보이는 군요.
보내드리는 코멘트가 업무에 참고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오늘자 로동신문의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 담화를 캡처해 보내드립니다.
좋은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
정성장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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