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차기 행정부의 대외정책과 한반도 정책전망’을 주제로 ‘2020년 11월 샌드 한반도정세분석 세미나’가 11월 28일 서울 종로구 샌드연구소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1부 세미나에서 ‘11월 북한정세’를 발표한 이승현 샌드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은 2020년의 성과 창출을 위한’80일 전투’ 및 ‘코로나19’ 재확산에 대비한 방역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5일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제7기 20차 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국가비상방역체계 보강과 관련된 사항을 논의했는데 ‘80일전투’기간 비상방역전선을 강화하고 봉쇄장벽을 구축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또 외부문화의 유입을 차단하고, 부정부패를 근절하는 비사회주의 문제와 관련된 지시도 열렸다. 반면 이 회의에서 미국 대선결과와 관련된 공식입장은 표명하지 않았다.
북한은 미국 대선 결과 및 향후 협상을 고려해 한미에는 적대감을 드러내고 동맹국인 중국과 친분을 과시했다. 북한 매체들은 중국과의 관계 강화 차원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 공산당 띄우기에 나섰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11월 11일 기사에서 ‘북한이 2017년 ICBM개발 성공 등 국가핵무력 완성으로 2018년 교전국 미국을 담판장 끌어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2021년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핵무기보유국의 지위를 강조 하며 ‘핵군축 협상’을 주장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북한은 또 남측 외교안보 당국자들의 미국행과 한미군사 공조에 대해 비난하기도 했다.
북한 경제 상황과 관련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외화 통제 및 회수를 통해 원화 가치 회복으로 ‘정상국가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환율은 11월 2주만에 위안화와 원화 환율이 폭락(1위안 당 12,000원 → 750원, 평양: 900원)했다. 북한 당국에 의한 위안화 환율 통제설 제기되며 600원선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북제재와 코로나로 올해 對中 수입이 감소하면서 식료품과 생필품 물가는 2~5배 상승했다. 북한은 또 외국인의 달러 환전과 관련된 新지침을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외무성은 평양 주재 외국공관 등에 북한 내 상점 이용시 달러화 대신 북한 원화 사용을 요구했다. 환전은 1인당 일일 미화 50∼100달러로 한도를 설정하고, 환전소도 한 곳으로 제한했다. 달러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는 것은, 달러 유입 급증에 따른 북한화폐 가치 급락과 인플레이션 예방 조치일 것으로 해석됐다.
2부 발제를 맡은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전략 및 대북정책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상반되는 정책을 펼 것으로 전망했다. 신 센터장은 과거 조지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ABC(Anything But Clinton) ‘클린턴이 했던 것이 아니면 다 좋다’는 행동을 했다며 바이든은 ‘Anything but Trump’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바이든은 “트럼프가 했던 ‘America First’ 주의를 버리고 동맹국 외교를 중시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에 대해선 압박정책을 할 것이지만 미국이 가진 동맹국과 우호국들과 함께 국제규범, 미국이 만들어놓은 자유주의적 국제질서(liberal international order)에 기반해서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주장을 했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에 협조를 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센터장은 “바이든이 후보자 시절인 지난 3-4월 Foreign Affairs에 한 기고를 보면 중국에 대해서 ‘Get tough!’(터프하게 나도 한다)는 대목이 나온다”며 “워싱턴 consensus는 중국의 도전을 물리쳐야 한다는 점에서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모두 공감하는 이슈”라고 했다. 특히 “트럼프는 중국을 일방적으로 압박했지만 인권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며 “인권문제를 강조하는 바이든은 중국의 인권문제, 특히 신장위구르자치구문제, 홍콩문제를 강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센터장은 “한미 간 한반도 정책 조율과 관련해 항상 어려움이 있었지만 클린턴-김대중 시기가 정책 조율이 가장 잘됐다는 평가가 있다”고 했다. 그 이유로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클린턴 정부가 1994년 ‘제네바 합의’를 체결한 상황이었고, 대북관여(engagement)정책을 전개하던 중이었기에 김대중의 ‘햇볕정책’과 조화를 이룰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한국정부와 미국정부가 엇박자를 이루면서 사실 정책조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김대중 – 부시 정부 시기, 한국은 민주당, 미국은 공화당, 부시- 노무현 정권 시기 역시 미국은 공화당 한국은 민주당 구도였다”면서 “그 다음에 부시-이명박 정권 시기는 1년이었지만 상당히 호흡을 잘 맞춘 시기였다”고 분석했다.
신 센터장은 “그러나 이때는 이미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6자회담은 실패쪽으로 가고 있었고 이명박 대통령 후반기는 미국의 민주당 오바마 정권과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보수정권인 박근혜 정부와 오바마 행정부는 호흡이 잘 맞았다고 했다. 2012년 2월 29일 북미가 미국이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고,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시험을 유예한다는 ‘2·29합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인공위성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기 때문이다. 오바마 2기 때는 대북정책이 강경한 압박으로 전환 했기 때문에 결코 ‘전략적 인내’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2017년 등장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문재인 행정부가 북한의 핵무기 고도화 등 여러가지 과정을 겪으면서 2018년 ‘톱 다운’(top-down) 방식의 대북협상을 전개하며 호흡을 맞췄지만 2019년 ‘하노이 노딜’로 엇박자른 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 내고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동맹국과 우호국의 협력을 중심으로 외교를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특징적인 것은 바이든이 북한 비핵화를 이해 동맹국은 물론 다른 나라들도 포함할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중국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과거 6자회담에 중국과 러시아, 일본까지 포함시켜서 북한과의 합의가 만들어지면 북한이 그것을 위반하지 못하도록 묶어놓은 전략과 유사하다. 다만 북한이 협상을 미국과 양자도구도로 가길 원하기 때문에 중국을 포함시켜, 북한이 대화로 나오지 않을 때 중국과 협력해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취지라고 했다. 이 때문에 바이든은 북한을 대화로 유인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비협조적이거나, ICBM, 또는 SLBM 시험발사와 같은 전략도발을 할 경우 중국을 통해 제재를 보다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한다고 했다.
그는 바이든과 김정은의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과거 대선후보 토론 때 김정은을 깡패라고 부르면서도 북한이 핵능력을 축소하면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며 북한의 핵능력 축소가 정상회담의 조건이 됐다고 했다. 또 바이든의 측근인 블링컨(Blinken)국무장관 내정자나 잭 설리번(Jake Sulliva)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들도 이러한 ‘단계적 협상’을 시사한다는 측면에서 트럼프의 ‘빅딜’(Big deal) 보다 바이든 행정부는 ‘단계적 협상’인 ‘스몰딜’(Small deal) 전략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바이든 당선인이 3차 후보자 TV토론 때 “한반도는 비핵지대화가 돼야 한다”(Korean peninsula should be nuclear-free zone”고 발언했다며 “미국이 생각하는 비핵지대화는 주한미군이 핵을 갖고 있지 않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비핵지대화가 된다는 개념으로 보인다”고 했다. 반면 “북한이 생각하는 비핵지대화는 핵무기의 통제권을 지닌 미국이 한반도에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주한미군철수론’”이라고 했다. 이런 인식의 차이가 논쟁적 이슈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선택에 따라 북미 간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당면하게 행할 수 있는 3가지 옵션을 거론했다. 첫째 미 행정부를 비난하거나 도발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지금처럼 계속 침묵하며 상황을 관망하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해외공관에 미국을 자극하는 발언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기 때문에 당분간 침묵모드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세번째는 북한이 먼저 대화의사를 밝힐 수 있다고 했다. 스몰딜(Small dea)방식을 더 쪼개면 과거 북한이 추구해왔던 ‘살라미 협상’이 되기 때문에 미 행정부를 자기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겠다’는 차원에서 먼저 대화의사를 피력할 수 있다고 했다.
신 센터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당면한 국내문제 해결 때문에 북한문제에 관심을 보이지 않거나 선 비핵화 원칙을 강조할 경우 전략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1월 20일 전후나 또는 3월 한미연합군사훈련 기간 중에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나 전략 도발과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정부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전략도발 억제를 위한 행동을 압박할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전략도발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된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한미동맹에도 여러가지 이슈가 제기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 정부가 미중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지 말고 ‘인도태평양전략’이나 ‘QUAD’에 적극 참여하고,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미사일 방어 강화 등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 북한 문제는 미국과 대화가 통할 수 있지만 북한 문제에서 문재인 정부의 입장을 미국에게 관철하려면 중국 문제에 있어서 양보를 해야하기 때문에 조율하기 쉽지 않은 문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방위비 분담 및 주한미군 문제는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의 대응방향에 대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통일 지향하고, 주변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중견국으로 다양한 국제적 기여를 하면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실질적인 한반도 비핵화를 이뤄야 한다며 이 문제를 간과하면 우리 다음 세대에게 큰 빚을 물려주게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