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샌드한반도정세분석세미나가 2월 27일 서울 종로구 샌드연구소 회의실에서 웨비나 방식으로 열렸다. 이승현 샌드연구소 연구위원은 ‘2월 한반도 정세분석’발제를 통해 북한 노동당8차대회 이후 1개월 만에 열린 당 중앙위 제8기2차회의에서 코로나 비상상황에서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 방안을 중점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회의에는 당중앙위원, 후보위원 250명이 참석해 ‘2021년의 사업계획’ 검토 및 토의, 당 중앙위 결정서 채택 하달, 해설집 심의, 인사문제 등을 논의했다. 또 사회주의 건설을 저해하는 부정적 요소를 극복하기 위해 사상 공고화에 주력하기로 했다. 인사와 관련해 리선권 외무상이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승진했고, 김성남 국제부장이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새로 선출됐다. 경제부장이었던 김두일은 성과 문제 관해서 선출 된지 한 달 만에 해임됐다. 당 중앙위원에 김동일김영남,김철수, 당 중앙위 후보위원에 홍혁철, 정서철, 이경호, 최영진이 새로 진입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 같은 내용을 종합해보면 경제나 외교분야에서 당적 통제 강화를 의미한다며 사회주의 건설을 저해하는 부정적 요소를 극복하고 사상 공고화를 강조한 것은 경제난 타개를 위해 특수 및 특권기관에 대한 견제에 나서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또 김정은의 직책 표기와 관련해 국문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에서 국무위원장으로 바뀌었고. 영문은 Chairman에서 President로 변경됐다. 특징적인 점은 2월 전원회의에서 조직비서인 조용원이 김정은이 있는 자리에서 고위간부들에게 한심하다고 강하게 질타한 점이라며 서열상 가능한 일이지만 김정은이 있는 자리에서 이런 간부들을 비판했다는 것은 그의 입지가 굉장히 강화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도 했다. 북한은 8차당대회 이후 청년동맹·여성동맹·직업총동맹 등 근로단체들이 당대회 과업 관철을 위한 궐기모임을 통해 내부결속을 다지는 모습도 관측됐다.
남북관계와 관련해 북한은 남북선언 이행 강조 및 한미연합훈련 중단 요구를 지속하는 가운데 당국 차원의 직접 비난은 자제하지만 향후 연합훈련을 개시할 경우 비난의 강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은 2월에 특별한 군사동향을 보이진 않았지만 2월 8일 건군절 노동신문 사설에서 “자주권을 위협하는 적대세력들을 선제적으로 철저히 응징하겠다”며 강경입장을 밝혔지만 내용면에선 미국을 지칭하지 않고, 핵 관련 언급도 없어 미국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국방력 강화에 대한 정당성을 강조하고 대미협상을 재고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육군미래혁신연구센터 정민섭 박사는 본인의 저서 『최고존엄(2017, 늘품플러스)』을 요약정리한 ‘최고존엄의 허와 실’이라는 제목의 발제문에서 북한의 정치권력 작동 메커니즘을 분석했다. 정 박사는 ‘메리암(Merriam)의 정치권력 이론’을 분석틀(Analysis Framework)로 활용하여 북한의 우상화 정책을 분석했다.
메리암 교수는 정치권력의 비합리화를 의미하는 신비주의 미란다(Miranda)와 정치권력의 합리화를 의미하는 이성주의 크레덴다(Credenda)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정치권력에 모두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인간을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감성적 존재로 보고 권력을 신성화, 미화시켜야 한다고 보는 미란다와, 인간을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이성적 존재로 보고 권력을 정당화, 합리화시켜야 한다는 크레덴다가 모두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정치적 동물인 인간은 여러 가지 상징이 불러일으키는 이미지에 의해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는 거다.
먼저 김일성·김정일의 우상화 정책을 미란다과 크레덴다 관점에서 비교분석하면 다음과 같은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었다고 한다. 공통점은 네 가지인데, 먼저 ① 시대적 상황과 정치권력의 정당성 여부, 권위 정도 등을 감안하여 미란다와 크레덴다 우상화 정책을 상호보완적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다음으로 ② 위기 상황에서는 주민들의 이성에 호소하는 크레덴다 위주 우상화에 주력하고 정치권력을 계승하는 시기에는 후계자 우상화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어 ③ 우상화 선도기관 및 조직, 예산을 반영하는 등 우상화 정책을 제도화하였는 것과, ④ 효과를 높이기 위해 폐쇄적인 국가체제를 유지했다는 점을 공통점으로 강조했다.
차이점은 크게 세 가지인데, ① 김일성은 집권 초 미란다 위주 우상화 정책을 구사했던 반면 김정일은 크렌데다 위주 우상화 정책을 구사했다는 점, ② 김일성은 집권 시기 후계자인 김정일의 우상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였으나 김정일은 집권 이후 자신의 입지를 높이고 아버지의 존재감을 낮추기 위해 우상화를 사용했다는 것, ③ 김정일이 김일성보다 우상화 정책을 보다 이론화하고 체계화하여 체제 유지에 적극적으로 사용했다는 점을 차이점으로 제시했다.
정민섭 박사는 김정은도 집권 10년차를 맞이하여 본격적으로 우상화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김정은은 김일성ㆍ김정일 후계자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김정은식 지도력을 부각하기 위해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백두산에 정통성을 부여하며 백두혈통이라는 우상화 작업을 시작하였고, 핵무력 완성에 대한 업적을 선전하며 강력한 지도자상을 부각하며 제8차 당대회 회의장에 김일성과 김정일의 초상화을 제거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거다. 또한, 김일성ㆍ김정일주의와 유일사상 10대 원칙 재개정을 꾀하고 있으며, 김부자 사체보관소를 참배하지 않을 때도 있고 홀로 참배할 때도 있는 등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한다. 김정은 기록영화 및 기념우표를 발행하고 김정은 우상화 교과목을 선정한 것도 김정은 우상화 정책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의 우상화는 실제가 아니라 허구라며 북한의 실상은 김정은의 폭압ㆍ공포정치로 인권이 유린당하고, 핵과 미사일 개발 등에 국가 예산을 집중하는 동안 북한 주민들은 굶주림과 3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