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제2회 SAND동북아국제포럼’이 2021년 11월 5일 서울 중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회의실에서 ‘동북아 전략환경 변화와 한반도 평화통일의 새로운 지평’주제로 개최됐다. 통일과나눔재단이 후원하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협찬한 ‘SAND동북아국제포럼’은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라종일 가천대 석좌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최경희 샌드연구소장은 개회사에서 “샌드동북아국제포럼은 한반도의 국제환경과 주변 정세의 역학관계를 지속과 변화의 관점에서 관찰하고 우리의 선택을 탐색하는 학술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최 소장은 “코로나19팬데믹으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는 가운데 새로운 과학기술의 발전과 새롭게 부각되는 미·중 갈등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면서 “한미와 북한의 새로운 관계정립이 요청되고, 한일관계는 과거보다 미래지향적인 관계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미중 전략경쟁과 일본 대외정책의 진로’ 주제로 발표한 이종원 와세다대 한국학연구소장은 “바이든 정부도 대중 강경 지침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중 사이에 미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경제적 상호 의존이 있다”며 “현재 미중냉전이 과거의 냉전과 다른점은 소련은 군사적으로 강하고 경제적으로 약했지만, 현재 중국은 군사적으로도 점점 고조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미국과 대등하고, 또는 이것을 능가할 정도의 힘을 기르고 있다는 면에서 다르다”고 말했다.

이종원 소장은 “각국의 외교정책에서 신냉전적인 요소들이 나타나지만 과거처럼 흑백논리로는 되지 않는 입체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미국도 상당히 복잡한 상황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아시아-태평양전략에서 일본을 중시하고 있는데 일본이 가진 군사적 잠재력과 경제력을 전면적으로 활용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일 간에도 대중정책을 두고 상호불신이 있었는데 미국은 스가정권 때 2인자인 니카이 간사장이 친중파라는 점 때문에 일본의 독특한 전통외교인 '중용외교'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했다고 한다. 반면 일본의 경우 미국이 중국과 타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원 소장은 최근 미일 관계에서 나타난 특징은 일본이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문제에서 미국과 함께 한다는 문구를 '미일공동성명'에 명기한 것이라며 이는 1969년 닉슨·사토 성명과 1972년 중일국교정상화 이후 최초의 사건으로 상당한 역사적 전환점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역 안보 도전에 대한 미일동맹의 억지력과 대응력”이라는 표현과 관련해 ‘공격 능력’도 표현한 게 아닌가 하는 그런 느낌을 조금 받았다”며 “단순한 억지력 차원을 넘어 ‘대응력’표현을 일부러 덧붙인 것은 향후 주목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일관계와 관련해 “아베 전 총리, 스가 전 총리에 이어 기시다 총리가 정권을 잡았지만 아베 전 총리 때 형성된 외교적 틀은 그대로 계승되고 있다”며 “한일관계, 나아가 북일관계가 당분간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이 소장은 기시다 총리가 비록 아베 전 총리와 이념적, 정책적으로 거리가 있지만 당내 세력이 충분히 강하지 않다는 점, 일본 내 주류 정책 커뮤니티와 여론이 여전히 아베 노선에 정착되어 있다는 점을 그 배경으로 짚었다.
특히 “역사수정주의 논리에 입각한 과거사 부정이 일본 외교와 표리관계를 이루면서 그 부담도 한일관계에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아베담화’에서 보이는 식민지지배 정당화 논리는 한국의 역사적 정체성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으로, 한국사회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으며, 역사수정주의적 심리가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일본과의 관계 설정 및 관리가 쉽지 않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으로서는 한일 양자관계, 한미일 관계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국제적 다자협력 틀 안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동북아 국제질서 재편과 한반도 문제’를 주제로 발표한 정지용 푸단대(세종연구소 방문연구원) 한국연구원장은 “중미관계의 긴장은 세계를 불안하고 하고, 세계정치를 흔들고 있으며 특히 동북아 관계가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한국이 양자택일의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평가했다. 정 원장은 “북한은 ‘코로나19’ 때문에 국경을 폐쇄한 결과 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차단이라는 성과를 얻고 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과의 관계와 관련해 대화와 대결 모두 준비한다고 언급한 것은 북미관계 개선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에서 미국과의 대화를 끌어내기 위해 한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는 미국이 북한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현재 대선국면에 접어든 한국의 정치상황을 북한도 잘 알기 때문에 한미로부터 지원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지원을 얻어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했다. 정 원장은 이어 “한반도 문제가 중미 간 교착을 타개하는 방향으로 진전돼야 한다”며 “한국이 이런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의 민간 정서는 중국에 대해 너무 부정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 이럴 때일수록 중국이 더 좋은 이미지를 보여줘야 한다”며”2022년 중한수교 30주년을 맞으며 양국관계의 긍정적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에서 중미 간의 경쟁을 해결하는 지름길은 북중관계를 통한 대화의 기회를 만드는 것”이라며 “보건,의료 등 분야에서 중국이 중간자의 역할을 맡아 대화를 이끌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수훈 국방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토론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일본의 요구를 수용함으로써 일본을 최대한 활용하고, 그 기여를 최대한 끌어내려는 의도 역시 역내 다자협력 강화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배경에서 한국과 일본은 유사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정 국립외교원 연구교수는 토론에서 “향후 한국 외교는 인도태평양 전략과의 연계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한미 동맹을 매개로 한국이 쿼드(QUAD)와 협력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고, 한국이 미국의 공급망 전략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데다 연합훈련에 참여하면서 인도태평양 전략의 안보 분야에도 관여하고 있다”고 했다.
최희식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장은 토론에서 “미중 간 한반도 문제, 특히 대북 문제에 있어 협력의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한국의 ‘균형외교’ 혹은 ‘키포인트 국가’가 어느 정도 전개된다면 미중 협력, 적어도 미국의 강경한 대중 정책을 완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반도 문제를 좀 더 입체적이고 다자적 접근 속에 다루어야 한다”며 “한국의 경우, 중국과 미국이 ‘편가르기’를 종용할 수 있기에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미중 경쟁에 영향을 받지 않는 지역질서 구축을 위한 노력을 전개할 필요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최재덕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정치외교연구소장은 토론에서 “한미동맹의 유지·강화는 한국에게 필수적인 사안으로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며 “한국은 한미동맹 강화와 함께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창의적 대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